군은 민항기를 적 공군기로 오인해 경고사격을 했다고 해명했지만 항공사는 정상 항로대로 운항했다며 맞서고 있다.
양측의 공방이 팽팽한 가운데 사건 발생 시간 20분 전후에도 똑같은 항로를 다른 민항기가 운행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오인 사격 배경에 대한 의혹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국토해양부와 아시아나항공 측이 제기하고 있는 의문점은 세 가지다.
먼저 오인 사격을 당한 민항기는 해병대 교동도 초소에서 남쪽으로 17㎞ 떨어진 정상 항로 위를 날고 있었다는 것. 10년간 사용해온 항로를 17㎞나 벗어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게 국토부와 항공사의 공통된 견해다.
더욱이 민항기는 레이더로 관제하기 때문에 항적 기록이 남게 된다. 사건 발생 직후 서울지방항공청이 해당 민항기의 항적을 분석한 결과 비행기는 정상항로를 운항 중이었다.
마지막으로 오인 사격을 한 해병대 초소는 교동도 남측 해안에 위치한 초소로 남쪽 해안을 바라보고 있었다. 남쪽 해안을 경계ㆍ감시하는 초소에서 항공기가 북한에서 날아왔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
국토부 관계자는 "만약 해당 초소가 북측을 향해 있었고, 해병대 말대로 적 항공기를 다시 북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북측 상공을 향해 총을 쐈다면 말이 되겠지만 당시 민항기는 초소보다 훨씬 남쪽에 있었다"고 강조했다. 해당 민항기는 인천공항 서쪽 상공(초소보다 남쪽)에서 선회한 뒤 북쪽에서 남쪽 방향으로 착륙하기 위해 고도를 낮추고 있었다.
해병대 측은 평소 주문도 쪽에서 못 보던 비행기가 가까이 나타나자 북한 공군기로 오인해 사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해병대 관계자는 "사건 발생 당시 해상에 짙은 안개가 끼어 있어 아군 민항기인지 식별할 수 없을 정도였다"며 "다만 초병들은 미식별 항공기에 대해 경계 매뉴얼대로 경고사격을 진행했던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민석기 기자 / 임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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